ASID(4) : 디자인 리서치 툴북_콘셉트 디자인

안녕하세요! 어느새 디자인 리서치 툴북 요약을 반이나 했네요. 1장과 2장이 고객의 니즈와 Pain Point를 찾아 인사이트를 찾는 과정이었다면, 3장과 4장은 아이디어 발산과 수렴과정을 통해 솔루션을 도출하고, 도출된 솔루션을 검증하는 과정이에요!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죠? 그럼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03. 콘셉트 디자인

 

콘셉트 디자인은 앞서 진행된 탐색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의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크게 보면 콘셉트 디자인은 발산적 과정과 수렴적 과정으로 나뉠 수 있다.


<발산적 콘셉트 디자인>

E3 가치
E3 Value

가치라는 용어는 정의하기도 어렵고 실제로 학계에서도 다양한 정의와 개념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치의 정의는 소비자 입장에서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 얻는 혜택의 비율'로 정의됩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함에 있어서 어떠한 혜택을 원할까요?

소비자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소비자 가치를 논할 때, 소비자들이 얻고자 하는 혜택의 유형을 분류하는 방법들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가장 일반적이고도 쉬운 분류는 이분법적 구분입니다. 첫 번째는 효용적 가치(Utilitarian Value)라 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비에 있어서 그 구성물이 제공하는 본연의 기능이 주는 효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가치 유형은 유희적 가치(Hedonic Value)라 불립니다. 제품이나 서비스 본연의 기능 이외에도 재미나 감동, 사회적 만족감, 호기심 등 어찌보면 추가적이고 핵심적이지 않는 가치 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다시 세분화하면, 감성적 가치(Emotional Value),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학습적 가치(Epistemic Value)로 구분됩니다.

 

 
콘셉트 디자인

 

 



감성적 가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외관이나 사용 경험에 있어서 야기되는 소비자의 긍정적 감성과 연결됩니다.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감성에는 심미감, 재미, 감동 등이 있습니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해서 소비자 입장에서 능동적 감성의 변화를 야기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안심, 자기만족, 성취감과 같은 것들이 그 예입니다. 사회적 가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비를 통해 소비자 개인 이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생겨나는 긍정적 혜택입니다. 예를 들면 유니폼이라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적 가치는 동질감, 소속감 같은 혜택들입니다.

우리가 명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신발이나 핸드백의 품질 때문이 아니라, 그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고립(Isolation)되고 싶다는 바램도 사회적 가치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습적 가치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엇이나를 배우고 싶어하며,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과 호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직접적으로 교육을 받거나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당연히 학습적 가치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교육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대다수의 제품이나 서비스도 학습적 가치 요소들을 포함합니다. 소비자들이 신기함을 느끼고 호기심에 체험하며, 충동구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기능적으로는큰 의미가 없지만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요소들은 학습적 가치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제조-서비스 융합과 관련된 연구를 성균관대 김용세 교수와 진행하면서, 우리는 이를 종합하여 소비자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경제적(Economic), 경험적(Experience), 환경적(Ecological) 3가지 가치로 대변될 수 있다는데 착안하여 그 앞자를 따서 E3 가치(E3 Value) 체계라 명명했습니다. 경험적 가치는 기능적(Functional), 감성적(Emotional), 사회적(Social), 학습적(Epistemic) 가치로 구성됩니다.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통해 도출한 고객 여정을 가로축에(고객 여정 대신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애 주기를 이용할 수도 있음), E3 가치 중 위에 언급한 6가지 핵심 가치들을 세로축에 배치하여 단계별 고객 목표 가치를 중심으로 고객의 니즈와 잠재적 요구사항을 발상해 보는 체계적인 매트릭스를 구성해볼 수 있습니다. 행렬분석이라는 서로 다른 독립적 두 축을 이용해 행렬 형태로 구성한 다음, 각각 요소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셀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고려하며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시스템적 기법의 일종입니다.

이 방법은 복잡한 생각을 2개의 해당 제시어(가로축, 세로축) 만으로 집중시키는 장점이 있으며, 아이디어 발상 과정에서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즉 서로 상호 배타적이면서도 이를 모두 더했을 때 빠짐없는 발상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러한 방법은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에 비해 투입시간 대비 효과적입니다.

 

 
콘셉트 디자인

E3 Value 페이퍼 툴킷, 알마덴


보통 두 시간 정도 브레인스토밍을 할 경우 1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스템적 아이디어 발산의 장점은 비록 100점짜리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빠른시간 내에 일정 개수 이상의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로축에 6가지 가치를 배치하고, 고객 여정 지도 또는 생애주기에서 도출된 10단계를 직교 배치하면 총 60개 셀이 나옵니다. 두 시간 아이디어 회의를 하되, 한 칸에 2분씩 할애해서 아이디어가 안 나오면 비워두고, 나온 아이디어는 기록해봅니다. 한 칸 한 칸에 대한 아이디어 발상은 일반적인 브레인스토밍 방법을 활용합니다. 평균적으로 한 칸에 2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얻어냈다면, 총 10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2시간만에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E3 가치 매트릭스의 장점은 아이디어 발상 이후에 도출된 아이디어들이 어떠한 가치에서 나왔는지 다시 검토해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회의가 끝났는데 기능적 가치에 대한 아이디어가 집중되어 있다면, 전략적으로 환경적 가치에 해당하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추가적인 데스크 리서치, 탐색 조사, 아이데이션을 통한 콘셉트의 균형을 유지하고 전략적 적합성, 시의적절성 등을 개선해나가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스본 체크리스트
Osborne Checklist

오스본 체크리스트(Osborne Checklist)는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체크리스트 형태로 제시하여 체계적인 아이데이션을 지원하는 시스템적 사고 방법론(System Thinking)의 일종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발상기법입니다. 창의성의 특징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비유적 사고입니다. 적절한 비유를 찾아 내고 비유 대상과의 공통점과 그 미묘한 차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창의적인 경향이 높다는 것입니다.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여러 가지 이론 중에 이러한 비유적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창의적 단서(Creative Cue)를 제공하는 방법이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제시된 창의적 단서로부터 연상(Associaition) 발상을 전개해나가는 것인데, 다양한 랜덤 창의적 단서를 활용하는 방법에서부터 구조화되고 보다 효율적인 단서들을 선별하는 방식의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신제품 개발 방법론 중에 제품의 기능을 정의하는 방법으로 두 단어 정의법(Two Word Definition)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어권 언어문화를 기준으로 동사와 명사로 이뤄진 기본적인 2단어를 활용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적 기능들을 간단 명료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면을 확대하다(Magify Screen)'는 휴대폰의 핵심적 기능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작동 방식이나 특징 등을 형용사로 표현하다보면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능으로 발전되어 나갑니다. 오스본 체크리스트는 두 단어 정의법에 의거하여 명사를 고정값으로 중앙에 위치시키고 동사 부분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확장합니다. 확대, 축소, 대체, 제거, 변형 등 포괄적이면서도 상호배타적인 동사 제시어들로부터 아이디어의 창의적 발상을 지원합니다.

이 방법은 구조화된 브레인스토밍 방법 중 하나로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오랜 전통을 가진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오스본 체크리스트라는 이름보다는 이를 변형, 발전시킨 SCAMPER 방법으로 더욱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트리즈(TRIZ) 발명원리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트리즈의 경우에는 보다 다양한 창의적 단서를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론과 사례, 그리고 활용법이 숙련되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거나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체크리스트 방법론을 활용하여 아이데이션을 진행할 때, 중요한 것은 시간과 산출물에 대한 관리입니다. 가용한 시간을 사전에 정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도출해야 하는 아이디어의 개수 목표를 어느 정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시간 동안 10개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하기로 한다면, 하나의 체크리스트 당 6분씩 할애해 회의 진행자가 시간관리를 해주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콘셉트 디자인

오스본 체크리스트 페이퍼 툴킷, 알마덴



만달아트
Mandal Art

만달아트(Mandal Art)는 구조화된 브레인스토밍(Structured Brainstroming)의 일종으로 디자인 씽킹에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워크숍 참여자들이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산해내기 위한 지원도구입니다. 불교 쪽에서 사용되는 탱화를 보면, 격자 모양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만다라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달아트는 여기에서 착안하여 아이디어 발상과 정리를 중앙에서 시작하고 격자들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발상해 나가는 발상 지원도구입니다. 만달아트는 포스트잇을 활용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서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적고 붙여가면서 아이디어를 발상는 브레인스토밍, 브레인롸이팅(Brain Writing)이라고도 하는 방법과 유사합니다. 다만 테마나 주제어를 사전에 선정해놓고, 이를 창의적 단서로 활용하면서 연상 발상을 유도해 나갑니다.

만달아트 템플릿 중앙에 개발하고자 하는 서비스나 제품 또는 여기에서 파생된 하나의 발상 주제를 배치합니다. 이전 분석 단계에서 파악된 트렌드, 고객 니즈, 핵심 기술 등과 접목시켜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8개의 아이디어 발상 주제(Theme)를 정의합니다. 이렇게 정해진 발상 주제를 8개의 외곽 만달아트 중앙에 붙이고 해당 주제에서 연상되는 아이디어를 정해진 시간 동안 빠르게 발상하면서 만달아트를 채워나갑니다. 정해진 시간이 다 소진되었거나 8개의 아이디어가 모두 도출되면 다음 만달아트의 발상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 발상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모든 만달아트를 완성하게 되면 약 70개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구조화된 브레인스토밍을 수행합니다. 만달아트에 아이디어를 붙여넣을 때 아이디어를 글로만 표현하는 것 보다는 간단한 그림을 그려넣어 기록해 두면 아이디어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됩니다.

 

 
콘셉트 디자인

만달아트 페이퍼 툴킷, 알마덴


만달아트 역시 앞서 소개한 E3 가치 매트릭스나 오스본 체크리스트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에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달아트의 장점은 일반적인 브레인스토밍에 비해 아이디어 발상과 정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할 때, 아이디어를 써서 붙이고 이를 다시 그룹핑하면서 정리하는 작업이 수반됩니다. 만달아트는 상위 틀을 사전에 어느 정도 정해놓고 머리를 쥐어짜내서 해당 주제에 맞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때문에 정리를 위한 추가 시간이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렴적 콘셉트 디자인>



이전의 탐색 조사과정과 발산적 콘셉트 디자인 단계를 거쳤다면 이리 여러분의 손에 작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 출시를 위한 본 과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많은 아이디어들을 모두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아내기에는 비용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습니다. 수렴적 콘셉트 디자인의 목적은 수많은 아이디어들 중에 옥석을 가려 최선의 선택으로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9개 정도로 선별해내는 것입니다. 이를 '매직넘버 7'이라 합니다.

인지심리학자인 조지 밀러(George Miller)는 인간의 단기기억 용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단기기억의 용량은 '매직넘버 7±2'라고 정의했습니다. 즉, 최소 5개에서 최대 9개 내외의 것들만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만들어낸 숫자들이나 기호들의 체계 역시 이러한 법칙에서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국번을 제외한 휴대번호가 7자리 혹은 8자리 정도 인 사실, 자동차 번호판의 숫자 개수도 나라마다 다르지만 2~3개의 코드에 4~6개의 숫자를 조합한다는 사실 등을 보면 말입니다. 신제품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도 마케팅 문구나 소개 내용을 살펴보면 7개 내외의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목적은 수십 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아쉽지만 대표 선수 7개를 뽑아내는 것입니다.

7개의 대표 아이디어들은 비슷비슷한 중요도나 매력도를 갖는 것보다는 파레토(Pareto) 법칙을 따르는 것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2:8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파레토법칙을 실제품 개발에 적용해봅시다. 상위 20%의 기능이 전체 기능이 주는 가치의 80%를 차지하면 이상적일 것입니다. 20:80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30:70이나 40:60도 좋습니다. 7개의 기능이 1/7씩 엇비슷한 가중치를 갖는 것만 피하면 됩니다.

앞으로 소개할 방법들은 콘셉트를 디자인함에 있어서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야 하는 방법들입니다. 각각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최종 콘셉트의 모습이 어떻게 다듬어져가는지 살펴봅시다.

 

 
콘셉트 디자인

파레토 곡선


카노 모델
KANO Model

카노 모델(KANO Model)은 제품 또는 서비스 품질 수준과 고객만족도와의 관계가 비례적 관계로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일본 동경대의 노리마키 카노(Norimaki KANO) 교수에 의해 제안된 품질 모델로서 품질공학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범하는 오류는 열심히 노력해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면 고객의 만족도가 비례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품질이 낮아지면 고객의 불만족도가 비례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하곤 합니다. 이런 속성을 갖는 경우 카노 모델에서는 일원적(One Dimensional) 품질 속성이라 정의합니다. 이러한 가정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품질이 고객의 만족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무관심(Indifferent) 품질 속성이라 합니다. 재미있는 품질과 만족도 간에 비대칭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 번째 비대칭적 품질 속성은 당연적(Must Be) 속성입니다. 이 경우 품질 저하가 불만족도와는 비례적 관례를 형성하지만, 품질 향상이 고객의 만족도 증가를 이끌어내지는 못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매력적(Attractive) 속성은 품질의 저하가 고객의 불만족도를 증가시키지는 않지만, 품질 향상이 고객의 만족도를 극적으로 향상시킵니다.

 

 
콘셉트 디자인

카노 모델의 4가지 속성


카노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 그들이 집중할 기능과 그렇지 않은 기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원적 속성의 기능들은 품질에 따라 고객의 지불용의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품질을 향상시키거나 기능을 추가하여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면 됩니다. 반대로 옵션을 빼거나 품질을 일부 희생해서 값싼 경제적 상품으로 구성해도 역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무관심 속성의 기능들에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히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무리 품질을 높인다 하더라도 고객의 만족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공에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됩니다. 매력적 속성과 당연적 속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7개의 기능으로 하나의 콘셉트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1~2개 정도의 필수적 기능과 역시 1~2개 정도의 매력적 기능, 그리고 나머지 3~4개는 일원적 기능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자의 경험적 견해입니다.

 

 
콘셉트 디자인

 

 


카노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능 충족에 의한 만족도'와 '기능 결핍에 따른 불만족도'를 각각 평가해야 합니다. 즉 해당 기능이 강화될수록 만족도가 증가하는가(Functional Question)와 해당 기능이 약화될수록 불만족도가 증가하는가(Dysfunctional Question)에 대한 답을 각각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카노 모델을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도, 응답하는 사람들도 헷갈리기 쉬운 것들이 이 만족도와 불만족도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양쪽 끝에 위치한 대칭적 척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만족의 반대는 불만족이고 그 중간에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카노 모델은 2개의 비대칭적 척도를 이용합니다. 한쪽 끝에는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는 것이고, 다른 한 축에는 만족 혹은 불만족이 위치한 비대칭적 축입니다.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카노 모델을 적용할 때 다수의 응답자에 대한 정량 모델을 수행하는 것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을 사전에 정의하고 5~7인 정도의 소그룹을 대상으로 카노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정량 조사 결과가 비용이나 시간 투입에 비해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이며, 기능 정의서나 설명에 의존하여 응답자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응답하는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가치 속성 인지의 차이를 시각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조직 내에서도 부서에 따라 카노 모델 결과가 다르게 나타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발부서와 마케팅부서, 영업부서와 재무부서, 종업원과 경영진 간의 동일한 기능이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기대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소비자 간에는 더욱 큰 격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들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로 덜 중요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확장하면, 이들 간의 시각차를 인지하고 보다 유현하게 신제품 개발에 적용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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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노 모델 페이퍼 툴킷, 알마덴


포지션맵
Position Map

포지션 맵(Position Map)은 아이디어들을 그룹핑하고 분류하기 위한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 과정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분류 속성을 정의하고 두 축으로 구성된 2차원 공간 상에 도출된 아이디어들을 배치해 봄으로써 아이디어의 전략적 의미 및 유사성, 추진 우선순위 등을 검토하는데 활용되는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 툴의 일종입니다.

포트폴리오 관리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익성 및 성장성 등 사업적 목적을 극대화하고, 사업의 전략적 합치성을 검토하며, 내부적으로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할당을 위해 사용됩니다. 미국 신제품개발협회(PDMA : Product Development & Management Associatio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무적 포트폴리오 관리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을 다양한 포트폴리오 방법론 등을 두 가지 이상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버블다이어그램(Bubble Diagram)과 같은 포지션 맵 방법론이 그중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포지션 맵을 작성하는 방법은 정량적 조사에 기초하여 보다 정확한 방법으로 작성하는 방법과 워크숍 등을 통해 관련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성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정량적 조사를 활동할 경우에는 요인 분석을 이용하여 주성분을 추출하고, 주성분 중 2가지를 두 축으로 이차원 공간에 대안들을 배치해보면서 정성적 의미를 추론해나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통계적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포지셔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정성적 방법을 활용하여 포지션 맵을 작성합니다. 스코어링 모델의 경우 이러한 정성적 분석 결과를 수치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서, 포지션 맵 작성 이전에 스코어링 모델 평가를 해두면 유용합니다.

스코어링 모델은 이전 단계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몇 가지 기준에 대한 점수를 부여하는 방법입니다. 점수 부여시 내부자 평가만을 진행하는 경우도, 잠재고객이나 다양한 기타 이해관계자 평가를 반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초기 기회탐색 등 탐색적 연구가 충실하게 진행된 경우 내부자 평가만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낸다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해왔던 선행 조사 결과들을 종합하여, 현재 도출된 아이디어에 대한 상대적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데 보다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코어링 모델은 9점 혹은 10점 척도를 이용하여 아이디어나 콘셉트 후보들에 대해 점수를 부여합니다. 이때 사용될 수 있는 기준들은 크게 여섯 가지 정도로 대변될 수 있습니다. 전략적 합치성, 제품의 특장점, 시장 매력도, 내부 핵심역량 활용성, 기술적 타당성, 위험대비 수익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준입니다. 보통 이러한 기준들을 모두 활용하거나 이 중 일부를 활용하여 점수를 매깁니다. 평가자들의 점수가 취합되면, 각 기준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종합점수를 가중평균을 통해 구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아이디어들에 대한 상대적 우선 순위를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콘셉트 디자인

 

 


스코어링 모델을 통해 포지션 맵을 작성할 경우, 스코어링 모델에서의 여러 가지 기준들 중 두 가지를 기준으로 이차원 공간을 구성하고 대안들을 배치해보면서 전략적 의미를 도출해봅니다. 이론적으로는 6가지 중에 2개씩을 뽑아야 하므로 15가지 조합이 가능하지만, 가장 널리 활용되는 포지션 맵은 시장매력도와 기술적타당성을 두 축으로 포지셔닝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타당성-매력도 매트릭스(Feasibility Attractiveness Matrix)라고도 합니다. 타당성과 매력도를 두 축으로 포지션 맵을 작성했을 때 장점은 신제품 후보의 잠재력을 내부적 측면과 외부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장에서 매력도가 높은 제품이라도 스스로 기술을 확보하여 적정 가격으로 구현해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스스로 구현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시장에서 아무도 찾지 않는 제품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타당성-매력도 매트릭스를 작성한 이후 좌상에서 우하에 이르는 가상의 대각선을 순차적으로 그려본 후 원점에서 멀리 위치할수록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콘셉트 디자인

포지션 맵 페이퍼 툴킷, 알마덴


포지션 맵은 전략적 사고를 위해 내부적 프레임워크를 작성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기 이전에 내부적 합의와 전략 방향성 탐색에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또한 신제품 개발이라는 관점으로만 봤을 때는 후보 기능들로부터 출시될 제품에 포함되어야 할 아이디어를 선택해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포지션 맵의 평가 결과를 이후 설명할 고객 체감 가치 분석의 입력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디어 발산과 수렴 단계를 통한 솔루션 콘셉트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도출한 솔루션을 검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